< 카잘스(현대 첼로 연주의 아버지), 바흐의 숨결을 느끼며 >

=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검색해서 들어 보세요 =

홍승한 교수

한국예술종합학교

◆ 아무나 될 수 없는 B.C.

엔리코 카루소 - 테너들의 B.C. 'Before Caruso'

마리아 칼라스 - 소프라노들의 B.C. 'Before Callas'

◆ 첼리스트들의 B.C.

"첼로의 역사는 카잘스 이전과 카잘스 이후로 나뉜다"

현대 첼로 연주의 아버지, 파블로 카잘스(1876~1973)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에 생명을 불어넣은 카잘스

13세 무렵 스페인 바르셀로나 헌책방에서 먼지에 쌓여있던 '무반주 첼로 모음곡' 전곡 악보 발견

"나는 마치 왕관에 달린 보석처럼 악보를 품고 돌아와 방에 처박혔다.

그리고 몇 번이고 계속 탐독했다.

그때 내 나이 열세 살이었지만 그 후 80년 동안 그것을 처음 대했을 때의 놀라움은 항상 생생하게 마음속에 남아 있다."

"나는 말로써 다할 수 없는 흥분을 느끼며 연습을 시작했다.

12년간 매일 밤 그 곡을 연구하고 연습했지만 한 곡이라도 무대에 올릴 수 있는 용기가 생기지 않았다.

결국 스물다섯 살이 되어서야 비로소 연주해도 되겠다는 용기를 갖게 되었다."

- 『나의 기쁨과 슬픔, 파블로 카잘스』(앨버트 칸)

25세 때 처음으로 공개석상에서 연주

단 한 곡을 무대에 올리기 위해 12년 동안 연습

◆ 첼로의 바이블이 탄생하다

이후에도 끊임없이 작품해석에 매달려 죽는 날까지 하루도 거르지 않고 연습

음악적 해석에 있어 최고의 경지에 도달

자칫 기계적이고 차갑게 들릴 수 있는 곡을 따뜻하고 시적인 곡으로 탈바꿈

老 음악가에게 질문을 던진 기자,

"선생님의 연주는 이미 완벽한데 왜 힘들게 계속 연습을 하시나요"

"연습을 하고 나면 실력이 조금 더 나아졌다고 느끼니까요" - 카잘스의 대답

◆ 시련의 시작

· 1936년 스페인 내전 발발 이후 10년 동안 공식적인 연주 활동 중단

· 프랑코 독재정권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조국 스페인에서 추방

- 1938년 10월 리체우 극장에서의 연주가 마지막

자신의 신념과 양심을 지키기 위해 스페인에 돌아가지 않기로 결심

독재정권에 항거하는 뜻으로 첼로 연주 포기

◆ 다시 첼로를 손에 쥐다

스페인 망명자 지원을 위해 바흐 서거 200주년 기념 페스티벌 개최

스페인은 물론 프랑코 정권을 인정하는 국가의 초청은 결단코 거부

◆ 고향으로 돌아오다

· 1973년 10월 22일 푸에르토리코 산 후안에서 96년의 생애 마감

- 살아서는 프랑코 정권의 종말을 보지 못한 채 1979년 시신으로나마 고향 땅에 당도

"그의 단순함과 우아함, 고결함으로 인해 인간 본성에 대한 믿음을 회복할 수 있었다" - 예후디 메뉴힌(영국 바이올리니스트)

(박철원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