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이화여대 경력개발센터는 다국적 기업 로레알코리아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로레알코리아 측은 "이화여대 학생들을 상반기 인턴으로 채용하고 싶으니, 학교에서 50명 정도 뽑아서 보내달라"고 했다. 이대가 학생을 1차로 뽑아 보내주면, 로레알코리아에서 10명 이내로 인턴을 최종 선발하겠다는 것이다. 로레알코리아가 특정 대학과 인턴십 채용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이대 학생들은 오는 7~8월 두 달간 인턴으로 일하고, 능력을 발휘하면 신입 사원 채용 때 우선으로 인터뷰할 기회를 갖게 된다. 이남수 로레알코리아 인사 담당 부장은 "우리 회사 브랜드마다 중요한 직책에 이대 출신이 많고 그들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성공 케이스도 많이 만들었다"고 말했다.

벤 소터(Sowter) QS 평가 총괄 책임자는 "전 세계에 삼성과 LG가 만든 전자 기기가 없는 곳을 찾기 힘들 정도로 한국 기업들이 성공을 거두고 있다"며 "갈수록 많은 한국 기업이 글로벌 인재 전쟁에 뛰어들고 있을 뿐 아니라 국제적 기업들도 한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한국 대학 출신들에게 관심을 많이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런 분위기로 간다면 글로벌 인사 담당자들 커뮤니티에서 한국 대학들의 존재감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제는 미국·일본 기업에서도 '스카우트'

최근 일본의 대표적 반도체·중공업 기업인 IHI 인사 담당자 3명이 포스텍을 찾았다. 이들은 "포스텍 학생들을 최대한 많이 추천해 달라. 우리가 면접을 통해 직원을 뽑고 싶다"고 했다.

김무환 포스텍 기획처장은 "미국의 구글, 마이크로소프트뿐 아니라, 최근에는 일본계 기업들도 우리 학생을 많이 뽑고 싶어한다"며 "이미 입사한 졸업자들이 좋은 평을 받고 있고, 무엇보다 좋은 연구 논문을 많이 내기 때문에 기업들이 선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고려대를 졸업하고 작년 9월 구글 코리아에 입사한 조용진(27)씨는 입사 전 모건스탠리, 그루폰, 보스턴컨설팅그룹 등 3개 외국계 기업에서 인턴을 했다. 대학 다닐 때 미국에 1년간 교환학생으로도 다녀왔다. 조씨는 "많은 한국 대학생이 해외 경험을 쌓고 외국어 실력도 좋아지면서 글로벌 기업에 취업하고 있다"며 "다만 한국 대학 출신은 외국 대학 출신에 비하면 파격적 아이디어를 내놓거나 자발적으로 기회를 잡는 적극성은 아직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