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1. 9

< 리더십은 마음을 얻는 것 >

리더십은 돈이나 권력이 아닌 개인의 매력으로 사람의 마음을 사는 기술이다. 계급장을 떼어도 사람들 발길이 끊기지 않으면 당신은 리더로 자격이 있다. 가진 돈을 날려도 도와주겠다는 사람들이 많다면 당신은 리더다.
사마천 사기에 도이불언 하자성혜(桃李不言 下自成蹊)란 말이 나온다. 복숭아 나무와 배나무는 아무 말을 하지 않지만 그 아래에는 저절로 길이 생긴다는 말이다. 괜찮은 사람은 자기가 아무 얘기를 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모여든다. 덕불고 필유린(德不孤 必有隣)이란 말도 있다. 덕을 갖춘 사람은 외롭지 아니하다. 반드시 뜻을 같이 하고 따르는 사람이 있다는 말이다. 덕을 발휘하는 리더가 최고의 리더다.(德將 > 智將 > 勇將)

덕은 마음을 얻는 것이다. 한비자는 이렇게 말한다. 덕은 득(得)이다. 덕은 도덕적 품성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얻는 능력을 의미한다. 덕이 있는 통치자는 탁월한 신하를 얻을 수 있다. 사람들이 몰려든다. 덕은 무력이나 재력과는 다른 능력이다. 무력이나 재력으로는 몸을 잡아둘 수는 있지만 마음을 얻기는 어렵다.
삼국지에 유비와 조자룡 이야기가 나온다. 조자룡은 장비나 관우처럼 도원결의를 한 사이가 아니다. 조조의 백만 대군이 유비를 압박했을 때 유비는 조자룡에게 두 명의 부인과 자신의 아들, 아두를 부탁한다. 하지만 조자룡은 부인 한 명을 지키지 못하고 간신히 유비의 아들만을 보호하는 데 성공한다. 조자룡은 유비의 아들을 건네며 자신의 죄를 청했다. 그때 유비는 아들을 땅바닥에 버리며 이렇게 말한다. "이까짓 어린 자식 하나 때문에 하마터면 나의 큰 장군을 잃을 뻔했구나." 조자룡은 황망히 허리를 굽히고 우는 아두를 끌어안는다. 그리고 절규한다. "제가 어떻게 주공의 은혜에 보답할 수 있겠습니까?" 쇼처럼 보일 수 있지만 유비는 사람을 얻는 비법을 터득하고 있는 사람이다. 이 사건으로 유비는 조자룡의 마음을 살 수 있었다.

오랫동안 최고의 가치로 여겼던 자본주의가 흔들리고 있다. 빈부의 차이가 점점 심해지기 때문이다. 다보스 포럼에서조차 이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가진 사람은 기존의 것을 활용해 점점 더 풍요로워지고 한번 바닥으로 떨어진 사람들은 재기의 기회를 박탈당하고 있다.
모두 리더십의 문제 때문이다. 리더십을 가진 사람이 없고 리더십을 발휘할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제 역할을 못하기 때문이다. 리더는 욕을 먹더라도 개인보다는 조직을 우선할 수 있어야 한다. 조직보다는 국가를 높은 순위에 두어야 한다. 일신상의 유익만을 구해서는 안 된다. 어려운 사람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어야 한다.  그들의 마음을 살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그들이 가진 것을 온전히 지킬 수 있다.

(한근태님의 ‘리더가 희망이다’ 책자 서문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