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형 재수학원 한달 학원비만 200만~300만원

교습비 규정 있지만 상한선 없고 실효성 '의문' 툴바 메뉴

 이데일리 | 입력 2014.01.14 08:00

"한 달 교습비 130만원에 기숙사 비용까지 총 245만원입니다. 교재비는 학기마다 20만원이고, 매달 모의고사비 정도를 추가 금액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서울의 한 생명보험사에 재직 중인 박지원(가명·48) 부장은 자녀의 재수학원을 알아보다 기함을 했다. 제대로 공부를 해보겠다는 아들의 결심이 기특해 서울 근교 기숙형 재수학원을 알아봤지만 한달에 300만원이 넘는 비용을 감당하기 힘들어 결국 포기했다. 박 부장은 집 근처 종합학원을 알아보고 있는 중이다.

올해 대학 입시에 실패해 재수를 결정한 학생들이 두 번 울고 있다. 대학에 떨어진 것도 서러운데 대학 등록금보다 비싼 학원비 때문에 집안에서 눈치까지 봐야 한다. 교육부는 학원 교습비를 각 지역 교육지원청별로 책정해 관리하도록 하고 있지만 관리 규정이 구멍 투성이어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도북부교육청의 학원·교습소 정보 현황에 따르면 경기도 내에 위치한 기숙형 재수학원들은 수업료와 기숙사비를 포함한 기숙학원비가 200만~300만원 선이다. 일례로 경기도 남양주시에 위치한 A기숙학원은 수업료 147만원, 기숙사비 148만원 등 한달에 295만원을 받는다.

재수 종합학원도 비싸기는 마찬가지다. 서울 강남 소재 B재수학원의 종합반은 한달 교습비가 98만4000원이다. 하루 두번 제공되는 급식비와 모의고사비, 그리고 교재비까지 포함하면 매달 120만원이 넘게 들어간다.

교육부는 각 지역 교육지원청에서 교습비를 통제하도록 하고 있다. 교육지원청들은 교습비조정위원회를 구성, 심의를 거쳐 교습비를 정한다. 유치원부터 초·중·고, 단과·종합반까지 각각 나눠서 책정한다. 지역별로 편차가 있지만 고교 입시과정은 1분에 150~200원 수준이다. 문제는 비용 책정이 시간을 기준으로 이뤄지면서 자율학습이나, 휴식시간까지 모두 수업시간으로 신고할 경우 교습비를 대폭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교습비에는 상한선도 없다. 실제 많은 학원들이 자율학습시간까지 교습시간에 포함시켜 교습비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숙형 재수학원은 아예 통제 밖이다. 기숙사비는 학원이 정하는대로 받을 수 있어서다. 일부 기숙형 재수학원들은 '친환경 유기농' 식재료를 사용한다며 급식비를 높여 받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기숙사비를 끌어올리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담당자는 "숙식비 등은 실제로 들어가는 비용을 고려해 학원이 자체적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며 "별도의 규정은 없다"고 설명했다. 학원총연합회 관계자는 "비싼 학원이 반드시 좋은 학원은 아니다"라며 "자신의 수준과 상황에 맞는 학원을 선택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